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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6. 2. 11:38

정혜윤은 방송일을 하고 책을 쓰는 일의 의미를 '왜 이렇게 좋은 것을 지금에야 알았을까'라는 말로 표현했다. 미처 몰랐지만 지금에야 알게 된 좋은 것을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것이 자신의 일이라고. <삶을 바꾸는 책 읽기>에서도 그녀는 가즈오 이시구로의 소설 <나를 보내지 마>를 빌어 말한다. '이 좋은 것을 왜 지금 알았을까'. 내가 정혜윤과 그의 글을 만나고 든 생각도 그것이다. 왜 이 사람을 지금 알게 되었을까.

 

내내 밑줄을 치고, 포스트 잇을 붙여가며 읽었다. 기록하고 기억해 두고 싶었다. 그리고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그동안 내가 왜 책을 읽지 않았는지 왜 책을 멀리했는지 어렴풋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살아도 돼요?'라는 질문에 그 답이 있었다. 나의 근 10년의 삶은 '그렇게' 사는 것과 충돌을 일으켰다. 내가 살고 있는 삶 말고, '살아야 하는 삶' 즉 인간이라면 꿈꾸는 존재라면 '그렇게' 한 번 살아 봐야 하는 삶에 대해 자꾸만 책이 말하는(242) 것이 듣기 싫었던 것이다.  정혜윤의 책은 그렇게 나에게 왔다. '영혼이 잠들어 버리면 자기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잘 알지 못합니다. 자신에게 좋은 일이 무엇인지도 모릅니다(14)'. 정혜윤은 아주 찬 물세례로 나를 잠에서 깨웠다.

 

1. 먹고살기도 바쁜데 언제 책을 읽나요? 자율성의 시간, 기쁨에 몰두하는 시간

"너는 하루 중에 자신에게 의미있는 시간을 얼마나 보내고 있느냐?"....한 권의 책을 읽는 것은.....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스스로 '굳이' 해보는 경험입니다. 바로 자기 자신을 키워 보는 경험입니다. 나를 키우는 시간은 내가 한 인간으로 생생하게 살아있다고 느낄 만한 시간입니다(45)

 

2. 책 읽는 능력이 없는데 어떡하나요? 문자보다 삶을 바라보는 능력

능력은 자신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을 잊지 않고 포기하지 않으려는 태도에서 나옵니다(52).

 

3. 삶이 불안한데도 책을 읽어야 하나요? 운명보다 거대한 선택의 힘

더 나은 사람이 된다는 것은 심리의 문제가 아니라 윤리의 문제(75)....윤리는 흔들리는 나침반, 떨면서 정북향을 가리키는 나침반입니다(77).

 

약함 대신 강함을 선택했다는 건 힘이 세졌다는 뜻이 아닙니다. 강함은 육체적 힘을 가지고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위험이나 불안을 피하거나 맞서는 자기만의 방법을 찾아내는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82).  

 

4. 책이 정말 위로가 될까요? 슬픔을 표현하는 자기만의 형식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표현....표현은 형식을 갖추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형식으로는 아무래도 자신의 고통을 표현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94).

 

말할 수 없었던 것을 말로, 자기 삶으로 표현하게 되면 정말 멋진 일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위로는 자기 자신과의 화해이고, 타인을 향한 용기이고, (고통의 망각이 아니라) 고통으로부터의 해방입니다. 그러니까 진정한 위로는 기억이 그러하듯 자기 안에서 일어나는 자기창조입니다(102).

 

5. 책이 쓸모가 있나요? 자기계발의 진정한 의미

진짜 잠재력은 다른 사람이 될 가능성입니다. 다른 존재가 되려면 질문이 필요합니다. '아 불안해, 불안해'라고 하는 것과 왜 불안한지 묻는 것은 다릅니다....다른 존재가 되려면 믿음과 의지가 필요합니다(116).

 

6. 책의 진짜 쓸모는 뭐죠? 공통성의 경험, 능력자 되기, 앎의 시작

....우리가 이걸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요? 옥스퍼드에 원서를 낸 적도 없는데요(138).

 

7. 읽은 책을 오래 기억하는 법이 있나요? 잘 잊어버리기, 손으로 기억하기, 몸으로 기록하기

서평, 아마추어의 예술(167)

 

8. 어떤 책 부터 읽으면 좋을까요? 우리를 계속 꿈꾸게 하는 리스트

관심사에서 출발하는 리스트

책 속의 책을 계속 따라가며 읽는 리스트 

세상에 대한 관심을 따라가는 리스트

 

계속 수정되지 않는 진정성은 언제든 남을 공격하는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소신이란 말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린 우리의 확신도 계속 의심하면서 앞으로 나가야 합니다(201).

 

9. 마지막 비밀질문, 그렇게 살아도 돼요?

인간은 아무리 애를 써도 '자기 자신이란 고질병'에서 벗어날 수 없지만 동시에 인간은 '누구나 인간의 대표자' by 사르트르

 

 

<삶을 바꾸는 책 읽기>, 정혜윤, 민음사, 2012년 1쇄, 2017년 1판 10쇄 본 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