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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6. 29. 18:25

<삶을 바꾸는 책 읽기>를 시작으로 내리 세권을 읽었다. 불안한 마음의 도피처로 책만한 것이 없다고 판단했고, 마침 정혜윤을 만났다. 읽으면서 위안을 받았었나? 군데군데 수많은 포스트 잇이 붙어있다. 지금은, 내가 언제 이 책들을 읽었나 아득하다. 나이 탓인지, 심란한 마음 탓인지 점점 책의 내용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정리하면서 다시 기억을 더듬는다.

 

<사생활의 천재들>

제일 첫 부분에 실린 다큐멘터리 감독 박수용의 이야기가 좋았다. 이 글을 쓰기 위해 다시 읽는데 가슴이 먹먹해 지는 것이 마치 김인숙의 <나비와 바다>의 이미지가 종종 떠오르는 것 처럼, 이 이야기도 그렇게 종종 떠오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혜윤은 박수용의 이야기를 풀어 쓰면서 이런 표현을 했다.

 

"저는 자신의 한계에도 장점에도 고통에도 행운에도 똑같은 자세를 취하는 사람이 좋습니다. 한계는 한탄하고 장점은 과장하는 그런 태도 말고요. 한계도 장점도 길을 내딛는 하나의 원료로 쓰는 거지요. 어차피 한계와 결핍과 고통에서 모든 중요한 것들이 다 나옵니다. 안타깝지만 그렇다고 서글픈 일은 아닙니다. 고통이 없다면, 고통이 없기만 바란다면, 고통이 없는 척한다면, 고통이 발생하지 않는 것을 일차적 목표로 둔다면 우린 아무 것도 창조하지 못할 것입니다."(76)

 

밑줄 치는 글귀들은 늘 읽을 때의 상황을 반영한다. 한계도 장점도 길을 내딛는 하나의 원료로 쓴다...애써보자.

 

 

<그들은 한 권의 책에서 시작되었다>

사람과의 인터뷰를 다채롭게 변주한 글을 책으로 엮는 것을 보면, 정혜윤의 관심이 사람에 닿아 있다는 것을 느끼겠다. 사람과 그 사람들이 살아내는 삶의 방식을 책과 연결짓는 방식의 글이 독특하고 좋았다. <사생활의 천재들>과 이 책을 연달아 읽고나니 나도 인터뷰에 대한 그를 쓰고 싶어졌다. 서범상의 인터뷰 주제는 '와키' 정혜윤은 '책'!. 나는 그 사람의 정체성을 설명해 주는 것으로 어떤 주제를 설정할 수 있을 것인가?

 

"성장소설에 매료되는 이유를 곰곰이 따져보면, 쉽게 찾아온 것은 결코 우리의 일부분이 될 수 없어서라고 인정하고 있서일지도 모른다."(44)

 

나 또한 성장소설, 드라마, 영화에 매료된다. 나의 이유는? 대부분의 성장드라마에는 성장에 불을 지펴주는 사람이 등장한다. 스승이건, 친구이건, 부모이건. 지금까지 내가 주목해 온 것은 바로 그 관계였다.

 

 

<뜻밖의 좋은 일>

세상의 압력에 찌그러지지 않는 방법

 

"세상에 슬픔이 너무 많아서 단 한번의 기쁨이라도 소홀히 할 수가 없다. 단 한번만 기뻐도 하루 종일 기뻐할 수 있다. 덜 요구하고 더 기뻐할 수 있다. 기쁨은 희귀하므로 웃음과 기쁨을 줄 줄 아는 사람이 가장 관대하고 친절한 사람이다."(93)

 

책을 읽다가 나에 대한 이상점을 발견한다. 정혜윤은 꾸준히 개인의 삶에 대한 공동체성, 사회성을 말한다. 나는 그런 부분이 불편했다. 나는 이렇게 힘든데, 고통스러운데, 사회적인 문제가 뭐 그리 대수야. 아마도 이런 마음에서 일 것이다. 나도 그렇구나. 나의 한계를 느끼고 고통에 허우적대면서 좋게는 다른 사람들을 태도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나의 허위의식을 확인하게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