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새'를 봤다. 생각하기에 따라서 아무 것도 아닌 이야기를 2시간 넘게 끌고가는 감독의 힘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보는 내내 은희의 마음에 집중했다. 조마조마하고 답답하고 외롭고 화나고...., 그래도 은희는 살아갈 것이다. 두어 장면에서 눈물을 흘린 것 같다. 은희가 '여러분'의 뽕짝 버전에 맞춰 거실에서 소리지면서 춤(?) 아닌 춤을 추는 장면, 바로 뒤에 이어지는 영지선생님이 보낸 스케치북 선물을 받는 장면. 그리고 마지막 장면, 영지선생님의 편지를 배경으로 수학여행에 들뜬 아이들의 모습을 가만히 따라가는 은희의 시선. 은희는 영지선생님의 편지대로 살아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은희에게 어떻게 사는 것이 맞을까? 어느 날 알 것 같다가도 정말 모르겠어. 다만 나쁜 일들이 닥치면서도 기쁜 일들이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