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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8. 21. 17:22

이 책에 부제를 붙인다면, '공부에 관한 모든 것'  혹은 '공부 매뉴얼' 쯤 되겠다. 공부를 입시의 수단으로, 취업의 수단으로 여기는 세태에 공부에 대해 말하려면 이 정도 실질적인 메세지를 담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더구나 기성세대의 조언을 듣지 않는 젊은 친구들에게 소위 '먹히는 글'을 쓰려면, 꼰대질 운운하는 젊은 친구들도 공부에의 열정을 불사를 수 있는 설득력을 갖고 있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매우 설득력이 있다. 읽(듣)는 사람이 '잔소리'로 느끼지 않게 하려면 이렇게 글을 써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학술지 논문을 준비하고 있는데 실제로 이 책은 정교한 논문을 쓰고 싶어하는 욕구를 불러일으켰다.

사실 그의 '공부'에 관한 언설은 특별할 것이 없다. 학부때 교수님들로 부터 수없이 많이 들어왔던 이야기이고 수년간 공부를 하며 몸으로 머리로 체화된 내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선하게 느껴지는 것은, 아무래도 김영민 특유의 '표현 방식'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는 같은 말을 하더라도 읽는 사람이 기성세대의 꼰대질이 아니라 새겨들을 만한 조언이라고 느껴지도록 하는 글을 쓴다. 진지한 글쓰기와 유쾌한 글쓰기를 오고가며 읽는 사람을 지루하지 않게 한다. 이 책의 장점은 설득력이다. 그래서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제대로 표현하는 것이 매우 큰 장점이며, 역량이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아주 오래전(2006/06/06) 한겨레 블로그에 내가 썼던 글에 '꿈대로 살기'님이 이런 댓글을 달았더랬다

"자기만의 생각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자기만의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생각은 비슷하거나 같을 수 있어도 표현은 제 각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 소중하다는 생각을 하게되고 아무리 훌륭한 생각이라하더라도 표현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참 안타까운 일이겠지요. 적확한 표현을 찾는다는 것은 대상을 좀 더 정확하게 보려는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표현이 생각을 키우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인 것 같아요"

김영민의 책을 세권째 읽어보니 그의 스타일에 익숙해져서 그런가 약간 식상한 느낌도 없진 않다. 그 나름의 유머코드가 촌철살인일 때도 있지만, 식상하거나 불편할 때도 있었다. 더구나 앞서 읽은 두 권의 책-<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 보다 밀도가 조금 떨어진다는 느낌도 있다. 그래도 퀄리티 있고, 품위있는 서평집을 준비하고 있다하니 기대가 되기는 한다.

 

 

@esuny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