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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8. 17. 16:38

 이 책의 문제의식은 '현재 교육의 문제점은 무엇이고 그 문제의 원인은 무엇인가'이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바람직한 교육의 모습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두꺼운 분량에 비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저자는 소위 진보주의 교육학자들이 꾸준히 지적한 문제들을 현실에 기반하여 설명하고 있다.

저자, 켄 로빈슨이 현 교육의 문제로 지적하고 있는 것은 '교육의 표준화'에 대한 맹신이다. 표준화는 공교육의 실질적인 목표로 시험을 통해 교육을 통제하려는 시도이고, 교육을 산업화시키는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표준화된 교육의 폐혜를 한국의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는 부분도 나온다(p.60).

교육'제도'가 학생을 소외시키고 과소평가하는 것에 대한 비판은 어떻게 변화를 모색해야 하는가에 대한 해결책으로 이어진다. 이 후의 이야기는 다분히 상식적이고 원론적이다. 아이들이 다양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그 능력을 신뢰해야 하며, 교사는 이런 아이들의 학습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예술가가 되어야 하며, 커리큘럼은 '과목'이 아닌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 즉 학문적 관점으로 구성되어야 하고, 학습으로써의 평가가 이루어져야 하며, 학교의 리더인 교장은 명령과 통제가 아니라 학교의 풍토를 통제하는 사람이어야 하며, 학부모는 아이를 개인으로 바라보고 건전한 방식으로 학교의 교육과정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도 밖에서 백 걸음을 움직이는 것 보다 제도 안에서 한 걸음을 움직이는 것이 힘들다. 문제는 이미 '제도화'되어 있는 교육 안에서, 그것도 공교육 안에서 켄 로빈슨의 메시지를 어떻게 구현하는가에 있다. 개정된 교육과정과 수능의 변화 등 새로운 학생 선발 방식이 논의되고 있는 시점에서, 그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 나는, 현실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제도 안에서, 효율성을 추구하는 조직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기는 한 건가?

혁명의 성패는 그 추진 아이디어만이 아니라, 영향의 규모에 의해서도 결정된다. 그 아이디어가 혁명을 불러일으킬지 말지는 상황에 좌우된다. 적절한 시기에 충분한 사람들에게 반향을 일으키면서 행동을 촉구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좌우된다는 얘기다. 내가 응원하는 혁명의 아이디어는 오래전부터 제기돼 있었다. 하지만 이제야 이 아이디어에 유리한 상황이 무르익으면서 변화에 점점 속도가 붙고 있다.

-에필로그 중에서-

여러 곳에서 각자 개별적인 시도를 하고 있는 소소한 움직임들이 큰 흐름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흐름에 동참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나'의 시도가 흐름이 되는 것이다. 나도 그렇게.....

 

 

<아이의 미래를 바꾸는 학교혁명>, 켄 로빈슨, 정미나 옮김, 21세기북스,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