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독서모임에서 황정은의 《연년세세》를 함께 읽었다. 《디디의 우산》 생각이 나서 다시 꺼내들었다. 공교롭게도 책장을 덮은 오늘 윤석열 탄핵 선고가 있었다. 《디디의 우산》은 박근혜 탁핵 선고 장면으로 끝이 난다. 2020년에 쓴 글을 읽어보니 를 그다지 좋게 읽지는 않았다. 객관적 사실과 허구를 오가는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같다. 다시 읽으니 작가가 왜 그런 형식을 취했는지 알 것 같았다. 혁명이라 하는 것이 일어났으나, 아직 삶의 곳곳에 도래하지 않은 미완의 과제들이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워져서 보이지 않는 墨字의 세계에 있는 사람들의 혁명.오늘, 누군가는 헌재의 탄핵 인용결과를 들으며 통곡을 하고, 누군가는 춤을 추었다. 나또한 당연한 결과인데도 울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