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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8. 29. 23:39

특별히 인상적인 영화는 아니었으나, 간단하게 메모는 하고 싶은 영화다.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는 아이가 끝내는 엄마를 죽음으로 내몬다는 이야기에 호러적 색채를 가미한 영화다. 차라리 엄마가 죽었으면 좋겠다는, 감당할 수 없는 소녀의 감정은 엄마의 일기에 등장하는 엄마의 쌍동이 여동생 카렌의 것으로 치환된다. 엄마와 카렌의 관계와 엄마와 소녀의 관계를 교차시키면서 감독은 소녀의 영혼을 엄습한 어두움과 거기서 비롯된 소녀의 사악함 혹은 깊은 슬픔을 설명한다. 소녀의 행위에 대해 섬뜩함 보다는 연민과 애처로움이 더 느껴지는 것은 감독이 소녀의 감정을 다양한 각도에서 세심하게 설명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매우 고전적인 테마이고 여러 영화에서 변주된 줄거리이긴 하지만 인간의 마음에 대한 성실한 성찰이 느껴지는 영화였다.

 

<이사벨 스토컬>

별로 이쁘지도 않은 기지배가 표정도 음산하니, 복잡한 감정을 잘도 표현하더라. 딱 한 번 활짝 웃는 장면이 나왔었는데(석양빛에 아빠 오토바이 뒤에 타고가는 장면), 그 장면에서 조차도 좀 묘하게 슬픔이 느껴지더라는.


* 대전아트시네마에서 봤다. 월평동에 있을 때 한 번 가보고 이사간 곳으로는 처음 가봤는데, 상영시간 보다 일찍 가서 로비에 마련된 책을 뒤적거리자니, 내가 이런 고지식한(좋은 의미로) 분위기를 너무 오래 접하지 못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느릿느릿 게으르고 지루하게 흘러가는 시간들, 그 시간을 채우는 쓸데 없는 상념들이 그리웠다. 9월 첫주에는 '엘 시스테마'를 상영한다는 데 볼 수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