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 3. 01:39
....타인과 일치하는 것이고, 상대방 속에서 신의 불꽃을 발견하는 일이다.
코엘료는 서문에 토머스 머튼의 말을 인용하고 있다. 이 책의 전체적인 내용을 짐작하게 해 주는 말이다. 내면의 소리를 듣게하고, 모험을 떠나도록 하는 메시지는 이 책에서도 일관되게 강조된다. 기존의 종교에 대한 해체주의적 시각이 곳곳에 보이지만 이미 창조영성을 말하는 영성학자와 신비주의자들이 있어왔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그리 새롭거나 혹은 이단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 신의 여성성에 대한 언급 또한 여러 신화학자들 사이에서 거론되고 있는 부분이다. 코엘료의 매력은 어찌보면 매우 민감하다고 할 수 있는 이런 요소들을 남녀간의 사랑이야기에 잘 버무려 넣고 있다는 점이다.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이렇게 다양하게 변주하는 작가의 고집 혹은 신념이 정말로 존경스럽다.
이 책에서 보면 인간의 사랑이 보다 깊고 풍부해 지려면 어떤 면에서 '종교적'(이렇게 표현하면 좀 오해의 소지가 있는데...영성적!)인 지향을 갖고 있어야 한다. 물론 코엘료는 종교적 삶과 남녀 간의 사랑을 대립적으로 보지 않는다. 다분히 인간적인 남녀간 사랑의 고통을 이야기 하면서 神이 제시하는 길에 '함께' 갈 수 있다는 믿음을 동시에 보여준다. platonic love를 말하는 것 같지는 않고, "사랑이 깊어지면 삶은 양자택일이 아닌 제3의 길을 보여준다"고 역자는 썼는데 좀 추상적으로 느껴지기는 한다.
고구마 씻어먹는 원숭이 - 몇몇 사람이 진화하면 인류전체가 진화한다 pp.204-205.
신을 섬기는 길은 여러 가지이며, 우리의 사랑은 그 길의 숫자를 늘렸을 뿐이다. p.253.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 파울로 코엘료, 이수은, 문학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