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할 때 일수록 조심해야 해. 누구한테가 아니라 나 자신에게.'
남편의 말이 섭섭했다. 그러나 지금 그의 심정도 그러하겠지. 막 울고 싶었다. 시도 때도 없이 요즘은 목이 메이고 눈물이 난다. 날 잡아서 골방에 쳐 박혀 하루종일 펑펑 울어야 한다.
뒷 모습조차 멍한 엄마를 보면 화가 나서 미치겠다. 착하고 순한 마음 같은 건 없고, 그냥 화만 난다. 나는 왜 그런 생각을 했을까. 엄마가 아주 오래오래 나를 미치게 만들고 갈 거 같다는. 나는 어떻게 엄마와 또 나와 화해를 해야 하는 걸까. 자식에게 연민의 대상이 되지 못하는 부모만큼 외롭고 쓸쓸한 존재는 없다. 내가 아니면 누가 엄마의 삶을 온전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인가, 생각하면 마음 한 쪽이 짜르르 해지지만 목까지 차올라 있는 화를 삭이지는 못한다. 그래서 나는, 안절부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