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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9. 28. 13:25

이런 류의 책을 자주-자꾸 선택하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제 그만 가족이나 동료들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거두고 싶다는 바람이 작용했거나 아니면 불편한 감정이 쌓이고 싸여 최대치가 되었다는 증거일 수도 있다. <프로이드의 의자>는 제목에서 시사하는 것 처럼 프로이드의 이론을 아주 친절하게 소개한다. 머리 속에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는 내용을 정리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그리고 저자의 또 다른 신간 <당신이 숨기고 있는 것들>-인생의 판을 바꾸는 무의식의 힘-을 기대를 가지고 주문했다. 책을 읽는 것으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까, 정신분석을 받아야 하는 걸까, 생각이 왔다 갔다 하는데 찬찬히 마음을 들여다보고 관찰하는 것으로도 힘들고 불쾌한 마음의 작용을 어느정도 잠재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로이드 이론 말고 군데 군데 고개가 끄덕여지는 문장들을 뽑아 보았다.

'행복 추구 문화'는 슬픔이라는 정상적 감정을 제대로 체험하지 못하게 우리를 억압합니다. 슬픔과 고통을 느낄 줄 알아야 행복도 진정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90

'행복하니?' 라는 질문이 매우 폭력적이라고 어딘가에 쓴 적이 있다. 그 질문에 답을 하려면 마음이 위축된다. 행복하다고도 행복하지 않다고도 말하기 어려운 마음의 상태가 된다. '행복 추구 문화'라는 저자의 표현이 마음에 든다. 행복 추구 문화는 다른 감정을 제대로 경험하게 하지 못할 뿐 아니라, 그 스트림 안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느껴질 때 왠지 루저같은 기분이 들게 한다. 행복하고자 하는 강박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공포는 나를 마비시킵니다. 그러나 아주 조금만 움직이도록 애써 보세요. 억지로 웃는 표정을 지어보세요. 공포감에 싸여 있더라도 미미한 행동을 통해 각도를 조금 바꾸면 탈출구가 보입니다./108

미미한 행동을 통해 얻게 되는 탈출구. 읽으면서 이 표현이 좋았다. 표현이라기보다는 일종의 팁 같은 것인데, 전면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감정을 이렇게 사소한 움직임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힌트가 반가웠다.

관계라는 것은 언젠가 끝나기 마련입니다. 끝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면 끝내야 합니다./200

그렇다. 이 문장을 쓰면서 그 관계가 가족 외 관계로 국한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무시무시한 생각이긴 한데....그런 생각이 들었다.

사랑은 배워야 실천할 수 있는 실용 학문입니다./210

실용학문, 사랑받은 경험이 없는 사람이 왜 사랑을 줄 수 없는지에 대한 촌철살인. 인생의 모든 것은 보고 배운 바대로 행하여 진다.

용서란 내 상처의 원천이자 원한과 복수의 대상인 상대 자체를 마음에서 버림으로써 나를 치유하는 과정이자 결과입니다./219.

용서에 관한 새로운 관점. 용서는 대상이 아니라 '나'에 초점이 맞춰지는 행위라는 강력한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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