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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1. 23. 20:53

이 책에 왜 이렇게 심한 저항이 느껴지는 것일까. 

인간에게 모든 것을 빼앗아갈 수 있어도 단 한 가지, 마지막 남은 인간의 자유,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의 태도를 결정하고, 자기 자신의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만은 빼앗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120

이 책의 정수라 할 수 있는 저 말은 매우 감동적이고 동의가 되는 말이다. 이 책은 저 문장 하나로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

그런데, <2장 로고테라피의 기본 개념>을 읽으면서는 마음에 불편한 감정이 들어왔다. 

로고테라피 이론에서는 인간이 자신의 삶에서 어떤 의미를 찾고자 하는 노력을 인간의 원초적 동력으로 보고 있다/168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어떻게 해서든지 긴장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자신이 성취해야 할 삶의 잠재적인 의미를 밖으로 불러내는 것이다/176

인간은 삶으로부터 질문을 받고 있으며, 그 자신의 삶에 대해 '책임을 짊으로써'만 삶의 질문에 답할 수 있다/181

삶의 의미, 가치, 책임 등등. 이런 말들이 공허하게 느껴졌고 말의 잔치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충분하게 이론적 설명이 주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로고테라피의 전모를 이해하기가 어려운 탓도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로고테라피에 대해 공부를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불편한 마음이 든 직접적인 이유는 빅터 프랭클이 죽음의 수용소에서 보낸 개인적인 경험-그 누구도 덧댈 수 없는 가히 초인적인 경험-에 기초해서 로고테라피를 완성했고, 그 경험의 결과로 얻은 의미와 가치를 일반화 시키고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나, 이렇게 살았어. 야, 너두 할 수 있어. 인간에 대한 깊은 신뢰와 긍정은 높이 살 만한 것이지만...삶의 의미니, 가치니 하는 것들을 어떻게 찾아야 하는 것인가. 너무 개인의 몫으로 던져 놓은 것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이 때에, 바로 지금 읽고 싶었던 이유에 대해 생각한다. 나는 편안해 지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스스로를 격려하고 싶은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든 내 태도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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