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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4. 19. 23:52

개인은 결코 집단의 규범에 직접적으로 반대할 수 없다. 왜냐하면 집단규범의 대극 역시 또 하나의 규범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인적 방식은 단언하건데 결단코 하나의 규범이 아니다. 개인은 외부요인의 압도적인 영향을 상대화시킬 수 있는 물질계 밖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결코 자신의 실존과 영적 도덕적 자율성을 정당화시킬 수 없다. ....이런 이유로 해서 개인은 내적인, 그리고 초월적인 증거를 필요로 한다. 그것만이 개인을 필히 집단 속으로 함몰되는 것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 구조화된 집단(mass)에 대한 저항은 그 대중 자체만큼이나 자신의 개인성 안에서 잘 구조화된 사람만이 가능한 일이다. (p.68)



위 문장은 개인이 어째서 영적이고 초월적인 지향을 해야하는가에 대한 융의 답이다. 왜 이브는 안전한 엄마의 자궁(에덴동산)으로 부터 벗어나는 선택을 했을까? '에덴이야기'에 대한 저자의 주관적 해석이 흥미롭다. 이브의 미분화된 아니무스로 상징되는 뱀은 아담과 이브로 하여금 새로운 의식이 탄생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이브에게 나타난 뱀은 이브의 개인성을 부추기는 내적 욕구가 뱀의 형상으로 나타난 것이다'(p.63) 저자는 에덴이야기를 통해서 자아-페르소나, 개인성-집단의 규범을 대비시켜 설명한다. 집단의 규범은 사회적 역할이라는 가면, 페르소나로 나타나며 자아가 페르소나에 함몰되면 자아와 무의식의 경계가 사라지고 자아는 무의식에 잠식된다. 융은 개인이 집단의 규범에 잠식되어 개인성을 말살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심리적인 자기이해 뿐만 아니라 보다 높은 진리(가치)에 대한 자신만의 경험에 의존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p.68). 에덴이야기에 대한 저자의 주관적 해석은 자아가 탄생되기 전 인간의 모습,  집단의 규범에 맞서 개인성을 회복해 나가는 인간의 모습에 대한 비유라 할 수 있다. 

위의 인용문에서 보듯이 융은 집단규범에 대한 저항으로 개인적 방식을 선택한다. 왜냐하면 집단규범에 대하여 또 다른 집단규범으로 저항하는 것은 하나의 페르소나에서 다른 하나의 페르소나로 가면을 바꿔쓰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집단 안에서 집단의 규범에 함몰되지 않고 개인성을 발달시키기 위해서는 내적·초월적 증거가 필요하며, 그것은 정교하게 자신의 의식을 구조화시킴으로써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우리는 자기(self)가 대극의 복합체(complexio oppositorum)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양극성(polarity)이 없이는 확실히 어떤 실체도 없기 때문이다.....달리 말하면, 우리는 선과 악이 그 자체로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따라서 선과 악은 인간 의식의 필요성으로 부터 발생하며, 이런 이유 때문에 인간 영역 밖에서는 선과 악의 유효성이 상실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만 한다.(p.135)

융이 그림자의 원형적 성격을 설명하고 있는 부분인데 '자기'의 초월성을 엿볼 수 있는 구절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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