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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 26. 13:36

진보든 보수든, 사상적 성향이 어떠하든 사람은 누구나 생물학적 성장과 퇴행을 겪는다. 그리고 그 바탕 위에서 자아 정체성이 형성되고 발전하며 변화하고 퇴생한다.....이재오, 김문수, 심재철 같은 정치인들...나는 이것을 '사상적 전향' 또는 '정치적 변신'이었다고 본다. 그것은 정치적 손익 계산을 내포한 의도적 선택이었다. 그러나 김지하, 김동길 같은 노지식인이나 한광옥, 한화갑 같은 노정치인들에 대해서는 달리 생각한다. 그분들이 젊은 시절과 다르게 말하고 행동하는 것은 의도된 변신이 아니다. 이미 생각이 달라졌고, 그 달라진 생각이 뒤늦게 말과 행동으로 나타났을 뿐이다. 그분들을 변절자라고 비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그것은 변절이 아니라 변화일 뿐이다. 솔직하게 말해서 그 나이가 되면 나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75).

자아정체성에 대한 생물학적 해석이 새로웠다. 이러한 해석이 매우 현실적이라고 느꼈다. 흔히 진보주의자로 분류되는 사람들은 '현실적'인 견해를 취하는 것을 비겁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생물학적 변화, 몸 뿐만 아니라 사고의 변화를 인정하지만 그 과정에서 부자연스로운, 덜 자연스로운 생각과 행동을 취할 수 있는 사람들이 진보주의자라고 유시민은 말한다.

생물학적으로 부자연스럽다는 것은 '진화가 인간에게 설계해놓지 않은 것'을 의미한다. 유전자를 공유하지 않은, 가족과 친척이 아닌 타인의 복지를 위해 사적 자원을 자발적으로 내놓는 것은 기나긴 생물학적 진화의 마지막 단계에서 새롭게 나타나는 행동 방식이다. 이것 역시 진화의 산물이기는 하지만 혈연 집단에 대해서만 이타적으로 행동하는 동물 행동 일반과 비교하면 새롭고 덜 자연스러운 것임에 분명하다(251). 

진보주의에 대한 생물학적 접근: 유전자를 공유하지 않은 타인의 복지에 대한 진정한 관심과 타인의 복지를 위해 사적 자원의 많은 부분을 내놓는 자발성(251). (가나자와 사토시, 『지능의 사생활』, 2012, 웅진지식인하우스)

 

유시민, 『어떻게 살 것인가』, 생각의 길,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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