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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3. 1. 21:33

'시끄러운 세상에서 조용히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초반부에서 작가(수전 케인)는 외향적인 성격을 강요하는 사회-문화적 환경에 문제를 제기한다. 많이 공감하면서 읽었다. 사회에서 내향적인 사람들의 성격 특성이 외향적인 사람보다 열등한 것으로 비춰지는 것에 대한 문제를 사례를 들어서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인격'의 자리에 '성격'의 문화가 자리를 잡기 시작하면서 비롯되었다는 진단이 새로웠고,  많이 공감했다.

 우리사회도 많은 영역에서 내향인 보다는 외향인을 선호한다. 그래서 내향인이 외향인 보다 기회를 얻기 힘들고, 더 낮은 평가를 받기도 한다. '숫기가 없다'는 말은 종종 결핍으로 인한 아쉬움을 표현하는 관용구로 사용된다. 어디서든 눈에 띄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외향형을 수식하는 형용사에 가까운 행동을 보여야 한다. 활동적인, 원기 왕성한, 말이 많은, 사교적인, 사람을 좋아하는, 흥분을 잘하는, 지배적인, 자기주장이 강한, 적극적인, 위험을 무릅쓰는, 얼굴이 두꺼운, 외부를 향하는, 느긋한, 대답한, 스포트라이트 앞에서도 편안한 등등. 이 형용사 중 몇개를 제외하면 대부분 사회에서 미덕으로 간주되는 것들이다. 내향적인 사람이 가진 특성들도 훌륭한 덕목들이 많으나, 문제는 내향적인 덕목들은 사회 속에서 강화되지 않는다. 그래서 많은 내향인들은 외향인 처럼 행동하는 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쏟고, 종종 사람들에게 외향인이라는 이미지를 준다. 내가 그렇듯이. 

내향인은 필요하다면 자신의 자각하에 외향인의 특성을 잘 개발하면 된다. 잘 개발된 관심사는 커다란 자신감의 원천이 될 수 있다'(397). 모든 면에서 외향인 처럼 굴 필요는 없다. 나에게 맞는 방식대로 말하고 행동하고, 사회가 요구하는 방식이 힘에 부칠 때는 회복 환경(restorative niche)(335)을 많이 만들면 된다. 나에게 조용한 곳에서 혼자 지내는 것이 가장 강력한 회복이 되는 것 같다. 그런 곳에서 혼자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거나, 굳이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또 하나, 최적의 각성 수준이라고 저자가 명명한 '스위트 스폿'(sweet spot)(197)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데, 이 나이에 이런 책을 읽고 있나. 자신에 대한 분석은 끝냈어야 되는 시기에.

<콰이어트>, 수전 케인, 김우열, RHK, 2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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