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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0. 3. 17:41
특정한 단어의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어원을 추적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신비주의'mysticism는 '미스티코스'mystikos에서 온 말인데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감감을 닫는다'는 의미와 '신비로 들어간다'가 그것이다. 이것은 서양철학의 합리주의적 정신과 가톨릭의 금욕주의적 분위기안에서 주로 감각을 억압하고 죽이는 고행을 통해서 신비체험을 할 수 있다는 전통을 낳았다.

그러나 창조중심의 영성 전통을 선도하는 매튜 폭스Matthew Fox는 신비주의가 감각을 죽이는 것과는 별로 통하는 것이 없다고 말한다. 열정과 육체, 감각과 관능 또한 원복original blessing의 일부로 우리 삶에 있어서 경외심과 감사하는 마음의 깊은 곳에 닿아 있는 부분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그는 마이스터 에크하르트의 말을 빌려 감각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감각을 닫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감각을 닫는 것은  때때로 감각 자료의 입력을 멈추고, 침묵과 무에 침잠하여, 고독을 체험하고 그것으로 부터 배울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일이다. 감각이 사악하기 때문에 아니라 큰 축복이므로 그것을 쇄신하고 재충전하기 위해서 청소를 해야하기 때문에 일종의 정화과정으로 감각을 닫는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이것은 감각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각성시키는 것이다.

'신비로 들어간다'는 두번째 의미는 우주의 신비에 대한 각성을 요구하며 그 각성안에서 있을 것을 요구한다. 우리가 들어가는 그 신비로운 우주는 마음과 상상력, 기억과 육체를 포함하고 있으며, 아울러 우주 자체의 신비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인간 존재조건은 상처를 입었기 때문에 가능한 한 이 신비로 충만하게 들어가기 위해서는 포기와 공허와 개방성이라는 공간으로 회귀와, 경이로움을 느끼는 근본적인 능력이 필요하다.

자기초월이나 영성등의 개념을 통해서 동서양의 철학이 한 곳으로 모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동/서의 구분자체가 모호해지거나 거의 의미를 상실해 가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다. 세부적인 부분에서의 경계는 존재하겠지만 공히 정신의 통일성과 삶의 조건의 통합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동/서가 한 곳에서 만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자기초월 심리학의 이론적 기초로 동양사상이 자주/많이 언급되는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 신비주의의 유용한 경험적 정의 스물하나


매튜 폭스, <우주 그리스도의 도래> 中 제2부 ''신비주의''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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