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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 18. 21:46

SNS 상에서 많은 사람들의 찬사와 추천이 잇다른 책이다. 딱히, 읽어볼 마음이 들지는 않았지만, 추천을 무시하기가 어려웠다. 결정적으로 책읽아웃에서 김하나 작가와의 대담을 듣고 선택했다. 여러 사람들의 찬사와 추천 만큼은 아니지만 무해하고 좋은 책이다. 제목 처럼 '어린이라는 세계'를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중간중간 키득거리고, 중간중간 뭉클한 내용들이 교차되는 글들.

가장 인상적이었던 글은, 정작 아이들에 관한 글이 아니라 아이를 돌보는 양육자에 관한 글이었다.

내용이나 어조를 떠나서 대부분의 양육서들이 공통으로 강조하는 것은 '아이의 개성을 존중해라'인데, 어째서 부모의 개성은 존중하지 않는 걸까? 세상의 엄마 아빠는 다 비슷한가? 양육서니까 아이에게 초점을 맞추는 것은 당연하지만, 양육자에게 이렇게 관심이 없어도 되나? 그런 상태에서 ' 이럴 땐 이렇게'식으로만 접근하면 결과적으로는 아이들도 비슷해지는 것 아닐까?....부모들은 각자 자기 방식으로 아이를 돌보고 사랑을 준다.(177-178).

양육자의 성격와 조건에 따라 아이를 사랑하는 방식이 얼마나 다른지, 양육자도 아이들에게 얼마나 많은 상처를 받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해 주는 부분이다. 깊이 들어가지는 않았으나, 독자들에게 충분한 문제제기는 되었을 것이다.

인상깊은 구절은 거의 마지막 글 '길잡이'에 나오는 이 말,

나는 이제 어린이에게 하는 말을 나에게도 해 준다. 반대로 어린이에게 하지 않을 말은 스스로에게도 하지 않는다....일의 결과가 생각만큼 좋지 않을 때 괜찮다고, 과정에서 얻는 것이 많다고 나를 달랜다. 뭔가를 이루었을 때는 마음껏 축하하고 격려한다. 반성과 자책을 구분하려고, 남과 나를 비교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어린이 덕분에 나는 나를 조금 더 잘 돌보게 되었다.(253).

역시 스스로를 돌보는 부분에 눈길이 간다. 마음의 상태의 반영이다(언제까지?). 이 책을 읽고보니, 나는 어느 시점에서 마음이 꺾였을까, 의문이 들었다. <상처받은 내면아이의 치유>를 꺼내놓았는데, 꼼꼼하게 잘 읽고 나를 돌아보고, 이제 그만 보듬고 싶다. 상처받은 내면아이를 놓아주고 싶다. 어린이를 한 명의 독립적인 존재로 존중한 서점원 처럼 어린 나를 그렇게 존중하고 놓아주고 싶다.

이 책을 읽고 가장 큰 소득은 아이들이 떠들고 울어도, 짜증을 내는 대신 그런가 보다, 뭔가 불편한가 보다 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아이게게 정중하게 대해야 겠다는 교훈적인 마음을 먹게 되었다는 것이다.

 

 

 

 

 <어린이라는 세계>, 김소영, 사계절, 20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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