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5월30일

yes2 2008. 5. 30. 22:21

사람들은 대개 타인에 대해 고정된 이미지를 형성한다. 그 이미지가 일차적으로 타인이 보여주는 일관된 태도에서 비롯된다 해도 거기엔 타인을 바라보는 '나'의 자의적 해석이 개입된다. '너답지 않다'는 표현은 그런 자의적 해석의 결정판이다. 말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질책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표현한 말일테다. 그런데 정말 악질적인 것은 이 말을 들을 때의 그 뜬금없음과 좀 웃김과 불쾌함에도 불구하고 '너답지 않다'는 말을 듣고 나면 그들의 기준에 맞춰서 그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은 유혹이 생긴다는 것이다. 정말 악질적인 말이다. 하여, 그가 정말 그 답게 되기를 원한다면 어떤 장면 하나에 대해서 '너답지 않다'고 전부를 싸잡아 말하는 방식은 피해야 한다. 문제가 된 상황에서 보여준 특정한  태도만을 거론하면 된다. 그런 면에서 오늘 나의 태도는 맥락은 옳았으나 언사가 세련되지 못했고, 실수도 있었다.    

인문학 강좌 평가회 단상